팀빌딩: 단합을 넘어서 성과로 이어지는 실질적 과정
팀빌딩은 조직개발에서 오랜 시간 동안 핵심적인 개입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구성원 간의 관계를 개선하고 팀 전체의 협업 능력을 높이며, 결과적으로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적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팀빌딩’이라는 용어는 매우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있어 그 안에 포함된 실제 활동의 목적이나 방향성이 모호해질 수 있습니다. 단순한 분위기 개선 활동인지, 혹은 팀 성과를 위한 구조적 접근인지 구체화되지 않으면 오해되기 쉽습니다.
베커드의 네 가지 팀빌딩 목표
조직개발 전문가 베커드(Beckhard, 1969)는 팀빌딩의 목표를 네 가지로 구분해 우선순위를 정했습니다.
- 팀의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다.
- 팀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정의한다.
- 팀 내 규정과 절차를 정립한다.
- 팀원 간의 대인관계를 향상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많은 팀빌딩 프로그램이 이 네 가지 중 가장 덜 중요한 네 번째 항목, 즉 대인관계 향상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의 전에 진행되는 아이스브레이킹 활동이나 가벼운 게임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활동들은 일시적인 친밀감을 높일 수는 있지만, 팀의 구조나 성과에는 실질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팀빌딩은 ‘일을 통해’ 완성된다
효과적인 팀빌딩은 단순한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함께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팀이 왜 존재하는지, 어떤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하는지 명확히 하고, 그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며,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규정을 정립해 나갈 때, 비로소 진정한 팀이 만들어진다는 뜻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팀원 간 신뢰가 형성되고 관계가 강화됩니다. 중요한 점은 베커드가 강조한 대로 한 번에 하나의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여러 목표를 추구하면 팀원들은 각기 다른 우선순위를 두게 되어 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터크만의 팀 발전 단계 이론
팀이 형성되어 성숙해지기까지는 시간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터크만(Tuckman, 1965)은 팀이 거치는 대표적인 네 가지 발전 단계를 제시했습니다.
- 형성기(Forming)
구성원들이 서로를 탐색하고 적응하는 초기 단계입니다. 목적과 역할이 불분명하며, 가벼운 아이스브레이킹 활동이 주로 이루어집니다. - 격동기(Storming)
갈등과 마찰이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팀의 방향성, 리더십, 업무 방식 등을 두고 의견 충돌이 생깁니다. - 규범기(Norming)
팀 내 규칙과 역할이 정착되며 구성원 간 협업이 원활해집니다. 기본행동규칙과 같은 운영방침이 설정됩니다. - 성취기(Performing)
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높은 수준의 협업과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터크만의 이론은 베커드의 목표 설정 구조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특히 초기 형성기에는 팀의 목적, 역할, 절차 등을 정립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 과정을 통해 격동기와 규범기를 거쳐 성취기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기본행동규칙: 협업의 질서를 만드는 틀
팀이 성숙해지려면 단순한 친목을 넘어서 구체적인 협업 규칙과 태도를 정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형성기 초기에 ‘기본행동규칙(Ground Rules)’을 설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규칙은 회의 시간 준수, 발언 방식, 경청 태도, 의사결정 방식 등 팀 운영 전반에 대한 기준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는 제시간에 시작하고 제시간에 끝낸다”, “모든 회의에는 회의록을 남긴다”, “의견이 다르더라도 인신 공격은 하지 않는다”, “모든 결정은 만장일치로 한다” 등의 규칙을 팀원들과 함께 정하고 공유하는 것이죠.
이러한 규칙을 만들고 지키는 책임은 조직개발 전문가 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 구성원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규칙을 정했다면 적극적으로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위반 시에는 자연스럽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합니다.
팀빌딩은 반복되는 과정이다
팀빌딩은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팀이 유지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하는 지속적이고 순환적인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팀에 새로운 구성원이 합류하거나 기존 구성원이 이탈할 경우 팀은 다시 형성기 상태로 돌아가며, 새롭게 팀빌딩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업무 환경의 변화, 목표의 전환, 조직 구조의 조정 등 외부 변수에 따라서도 팀은 끊임없이 재조정되고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결국 팀빌딩은 팀이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문화이자 운영 철학입니다.
마무리
좋은 팀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팀원 간의 친밀감, 명확한 역할 분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정립된 규범과 절차가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팀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진정한 팀빌딩은 단순한 이벤트나 게임이 아니라, 조직문화와 구조, 태도를 함께 설계하고 체화시키는 실천의 연속이어야 합니다.
단단한 팀을 만들고 싶다면,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서로의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해 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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